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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환경 조성] 창의학습을 만드는 교육자들

2022-02-07

퓨처랩은 아동·청소년들이 창의성을 키우고 자기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창의환경이 보다 많은 곳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퓨처랩의 철학과 가치를 교육자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20일 개최한 퓨처랩 교육자 컨퍼런스③<SW교육은 어떻게 창의학습으로 전환될 수 있는가: 교육자들의 이야기>에서는 미국 MIT 미디어랩과 한국 교육자들이 경험과 인사이트를 나누었고, 100여 명의 교육자가 참석하여 풍성한 논의를 이끌었습니다. 퓨처랩 교육자 컨퍼런스의 요약리포트를 전합니다.

교육자의 경험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컨퍼런스의 1부는 미국 MIT 미디어랩 루팔 제인 선임연구원의 발표 'SW교육은 어떻게 창의학습으로 전환될 수 있는가: 글로벌 사례를 중심으로'가 진행되었습니다. 


루팔 제인 연구원이 소속된 연구그룹 <평생유치원(Lifelong Kindergarten)>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창의환경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평생유치원은 아이들과 함께 놀면서 창작하는 유치원의 교육 방식을 추구합니다. 스크래치와 같은 창작 도구/기술을 활용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창의학습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교육자가 창의학습 과정을 설계하고 이를 잘 매개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평생유치원 창의학습의 핵심은 아이들이 스스로 관심있고 열정을 쏟으며 친구들과 재미있게 임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하도록 돕는 것으로, 이러한 접근을 창의학습의 4P(Project(프로젝트), Passion(열정), Peers(또래), Play(놀이))라고 부릅니다. 루팔 제인 연구원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4P와 스크래치, 그리고 다른 다양한 창의적 접근을 통해 교육자와 협업해온 경험담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창의학습의 4P Project(프로젝트), Passion(열정), Peers(또래), Play(놀이)

시카고 프로젝트 - 교육자의 경험으로부터 출발! 

미국 시카고시는 지역 아이들이 과학기술을 활용해 자신을 표현하기를 바라며 평생유치원 그룹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아이들을 만나기에 앞서 4가지의 중요한 원칙을 정했는데요, 이 원칙을 기반으로 아이들이 아니라 교육자들을 위한 직무연수 워크숍을 먼저 설계하였습니다. 학생들에게 기술을 활용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창의적 경험을 주고자 한다면, 교육자 스스로 이런 경험을 해보는 것이 그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교육자들이 직접 자신의 관심을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창작하고, 공유하며, 회고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죠! 


  • 창작: 듣고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준다.

  • 관심: 흥미가 있거나 자신과 연관성이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 공유: 학생들이 교사, 공동작업자 등과 상호 소통하며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 회고: 학생들 스스로 작업을 돌아보고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워크숍에 참여한 선생님들은 스크래치를 각자의 과목에 활용할 방법을 고안하고,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교육 현장에 어떻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을지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가족을 초대해 함께 스크래치를 배우고 프로젝트를 만들었던 ‘가족 코딩의 밤’을 통해 배움의 경험은 학교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다시금 성찰하며, 창의환경 조성을 위한 구성원 각자의 역할을 되새겨 보기도 했습니다. 


시카고 프로젝트의 4가지 원칙 - 창작, 관심, 공유, 회고

요하네스버그 프로젝트 -  배움이 시작되는 환경

요하네스버그에서는 팬데믹 이후 봉쇄 조치 속에서도 지속적인 배움을 이어가고자는 예비 교사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예비 교사들을 위해 교수진, 교직원들과 함께 ‘창의 코딩 클럽’을 만들었는데요. MIT 미디어랩이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연수 프로그램인 LCL(Learning Creative Learning)을  적용하여 참여자와 교육자(퍼실리테이션), 모두가 서로 존중하며 편안하고 재미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코딩 클럽을 통해 가족과 같이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 인상적인데요, 이런 환경은 스크래치나 다른 과학기술을 처음 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중요합니다. 배움의 경험은 무엇인가를 시도해볼 수 있는 다정하고 배려있는 환경에서 시작되기 때문이죠. 현재는 예비 교사를 넘어 현직 교사들을 위한 코딩 클럽도 운영되고 있으며, 교육자로서 긍정적인 경험을 어린이 청소년에게도 전수하고자 하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위한 코딩 클럽도 기획하여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심장은 다른 기관들로 혈액을 공급하기 전 가장 먼저 자기 자신에게 혈액을 공급한다고 합니다. 루팔 제인 연구원은 마치 심장과 같이 아이들을 만나기 전 교육자 스스로 창의적인 경험을 갖고 교육자 자신을 위해 마음이 뛸 수 있는 일을 하기를 당부했는데요. 최신의 과학기술을 전파하는 것보다 새로운 교육의 철학을 공유하고 실천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교육자들이 이 어려운 도전과 과제에 계속해서 함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교사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컨퍼런스의 2부는 한국 교육자들이 꾸며 주셨습니다. 퓨처랩은 작년 하반기 <SW교육실험 연구지원사업>을 진행했습니다. 10명의 교육자가 자신의 호기심에 따라 창의학습을 설계하고 시도했는데요. 4명의 교육자가 자신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했습니다.  

뭐든지 분해해서 나도 메이킹 프로젝트 - 구태윤 교사 (청주교대부설초등학교) 

구태윤 선생님은 “스마트워치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궁금해하는 동아리 친구들과 스마트기기를 마음껏 분해하고, 그 작동 원리를 파악해 보는 <뭐든지 분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미첼 레스닉 교수가 제시한 창의적 나선(상상/창작/놀이/공유/생각…)에 따라 활동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난관을 마주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스마트폰의 마감이 너무 견고했던 것이죠. 스마트폰을 분해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고 겨우 뜯었더니 액정이 부스러져 분진이 날리고 초등학교 5,6학년의 학생들이 살펴보기에는 구조가 너무 복잡했습니다. 


구태윤 선생님은 재빨리 실패를 인정하고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스마트기기 대신 장난감을 분해하여 어떤 센서가 들어 있는지, 각 센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아이들과 함께  연구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마이크로비트 스마트워치, RC카 해킹 장치를 만들어 보고 각자의 배움을 나누며 활동을 마무리했습니다. 선생님은 이번 교육실험을 통해 초등학생이 흥미를 느끼는 활동 난이도를 발견했고, 교사의 역할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합니다. “교사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이들은 흥미만 있으면 열심히 잘 하더라고요. 선생님은 학생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경로를 열어주면 좋겠습니다.”


구태윤 선생님과 동아리 <상상이상> 친구들

초등 저학년을 위한 인공지능 및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 운영 방법 - 이정서 교사 (대구 경동초등학교)

이정서 선생님은 초등교사로서 인공지능 교육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초등 저학년 수업은 놀이나 체험 활동 중심으로 구성되어 쉽고 재미있게 지식을 전달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배운 걸 실생활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낍니다. 이에 선생님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배움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삶에 필요한 역량으로 키울까? 고민하며 <새콤달콤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과 함께 인공지능의 데이터 분석을 이해하기 위한 활동을 했습니다. “발이 크면 키도 클까?”라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아이들은 가족들의 키와 발 사이즈를 조사하고 그래프를 그리며 데이터를 수집/분석했습니다. 한참 동안 그래프를 들여다보던 예나는 “가영이네 유전자가 너무 많이 반영되었어요!”라며 데이터 편향성을 지적했습니다. 이정서 선생님은 구조화된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개념과 기능을 자연스럽게 익히고, 이를 바탕으로 아이들이 자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선생님의 교육실험이 궁금하다면 새콤달콤.com과 인공지능교육.com을 방문해 보세요! 


이정서 선생님과 동아리 <새콤달콤> 친구들

코알못 미술 선생님의  융합 수업 궁금해? - 호영민 교사 (대전 두리중학교)

호영민 선생님은 인공지능과 로봇을 활용한 전시회를 관람하며,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도 미술 작품이 될 수 있을까? 질문이 생겼습니다. 이에 기술과 코딩을 미술과 접목한 융합 수업을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 프로젝트 <내 마음의 움직임>은 질풍노도 시기를 겪고 있는 중학교 3학년 아이들이 드로잉 로봇을 활용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표현하도록 돕는 활동이었습니다. “로봇이 우연히 그린 그림도 미술일까?”라는 주제로 토론 시간도 가졌죠. 두 번째 프로젝트 <미리 크리스마스>는 EL와이어와 마이크로비트를 활용해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할 설치 작품을 만드는 활동이었습니다. 비록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퓨처랩과 정보기술 교과 선생님의 도움, 그리고 스스로 탐구에 몰입했던 시간을 통해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호영민 선생님은 이번 교육실험을 통해 “배움은 타인과 만나 불확실한 것을 묻고 함께 생각하고 서로 나누면서 깊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교육자가 새로운 도구/기술을 탐색하며 느낀 즐거움과 에너지가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지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고도 합니다. 이런 배움의 즐거움을 아이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이미 다음 활동도 기획하고 계시다고 하네요. 호영민 선생님의 교육 실험이 궁금하다면 띵커벨 보드에 방문해 보세요!


호영민 선생님의 미술과 코딩 융합 수업에 참여 중인 대전 두리중학교 친구들

프로젝트 수업에서 교육자의 역할 탐구 - 최인설 대표 (LOE코리아)

최인설 대표님은 여러 현장에서의 교육 경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스킬이나 효율적인 결과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기보다, 조금 비효율적이더라도 아이들이 직접 과정을 경험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금 특별한 코딩 프로젝트>는 그런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려는 시도였습니다. 프로젝트 OT에서 대표님은 아이들에게 고난이도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그 과정을 잘 기록하여 글로벌 커뮤니티에 오픈소스로 공개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들의 프로젝트(침대에 누워서 불끄는 장치)를 제작해 크라우드 펀딩을 하고, 이를 통해 재미와 경제적 보상을 얻기를 원했습니다. 


교육자의 기획 방향과 아이들의 프로젝트 방향이 달라진 상황에서 최인설 대표님은 자신의 계획을 내려놓고,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실행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용기(?)를 발휘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때, 스스로 몰입하고 배워 나갔습니다. 이런 몰입과 배움을 위해서는 교육자가 교육의 목적이나 방향, 지식 전달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할 기회와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는 일의 중요함을 다시금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최인설 대표님의 <조금 특별한 코딩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소년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자신의 시행착오와 경험을 나누어주신 네 분의 교육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경험이 기록이 다음을 고민하는 많은 교육자들께 영감과 에너지, 또 위로(!)와 응원이 되었기를 바라며, 퓨처랩은 언제나 여러분의 고민과 시행착오, 실험과 시도, 실패까지 응원하며 함께 하겠습니다!  


글 | 윤성, 소소, 그림 (퓨처랩 창의팀) 


✅ 교육자 컨퍼런스 주요 질의응답


루팔 제인 연구원과 한국 교육자들이 나눈 대화를 소개합니다. 


Q. 다양한 시도와 실험이 일어나는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20명이 넘는 학생들을 지도하며 개개인의 호기심이나 열정에 맞는 프로젝트를 매개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많은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개개인의 관심에 맞게 지도해야 한다는 말이 반드시 모두가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빛 센서’라는 공통 주제가 있으면 어떤 아이들은 주거 환경을, 어떤 아이들은 식량 문제로 연결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처럼, 모두가 연결되거나 접근할 수 있는 공통 주제를 제안하고 (주제로부터) 각자의 삶의 맥락, 관심과 연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Q. 교육자 역시 즐거움을 지속하는게 중요하지만 실제 교육현장에서 이는 쉽지 않습니다. 교육자의 열정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A. 저는 학생들의 반응에서도 큰 힘을 얻고 있는데요, 이외에도 동료 교사들과 함께하는 커뮤니티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LCL이 그런 장이 될 수 있는데, 아이들과 만나는 방법 어려움을 나누기도 하고 조언을 얻으며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퓨처랩과 함께 LCL을 한국형 서비스로 개발해 제공할 예정인데요, 한국의 교육자 여러분들도 꼭 참여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가정에서 자녀와 함께 프로젝트를 한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하면 좋을까요?

A. 지역에서 가족 창의학습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는 가이드를 만들었는데요, 가장 중요한 4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EAT(먹는다), MEET(만난다), MAKE(만든다), SHARE(공유한다)’ 인데요, 함께 만나 친해지고 그 안에서 프로젝트를 만들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 링크와 같이 참고하실 수 있는 가이드를 공유드립니다. 

 

Q.  학습 후 평가도 중요할 것 같은데 결과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A. 대화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키워드나 어떤 부분을 생각해보면 좋을지 가이드를 주고, 해당 가이드를 중심으로 경험을 기록하거나 회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록 사진을 보거나 자신의 경험을 회고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부분을 알아차리게 되고, 교육자도 매개자의 역할을 평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지난 퓨처랩 교육자 컨퍼런스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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