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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랩 피플] 미래세대를 위한 씨앗을 심습니다 - 백민정 센터장

2022-01-03

새해를 맞아 새롭게 시작하는 기획연재 <퓨처랩 피플>.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 창작자, 예술가 등 퓨처랩과 함께 창의창작 커뮤니티를 만들고 가꾸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합니다. 첫번째 인터뷰이는 누구일까요? 지난 12월 마지막 주, 스마일게이트 사옥에서 퓨처랩 백민정 센터장님과 퓨처랩의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해 맞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판을 만들고 키우는 사람

안녕하세요! <퓨:레터>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스마일게이트 퓨처랩 센터장 백민정 입니다. 2016년 파일럿 연구부터 지금까지 6년 동안 창의환경 조성을 위한 퓨처랩의 시도와 실험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스마일게이트 그룹에서 IP를 활용해 콘텐츠를 다양화하는 비즈니스부터 조직문화에 이르기까지 창의성과 유연함이 요구되는 다양한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러 업무로 바쁜 가운데, 퓨처랩을 이끌고 계시는군요!       

네, 퓨처랩의 경험은 제가 하는 다른 일에도 영감을 주어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성장과 보람을 느끼며 임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커리어 전문성은 마케팅과 브랜딩, 그리고 영화/드라마 부터 프로덕트 제작까지 IP를 활용한 컨텐츠 다양화 등 분야를 넘나드는 넓은 스펙트럼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이나 교육 관련 업무는 저에게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퓨처랩의 초기 과제는 한국에는 없었던 새로운 창의학습 모델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커리어 전문성은 계속하여 새로운 분야를 발굴하고, 연결하여  확장하는데에 있다보니, 창의학습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예술가 등을 찾아 자원을 연결하고 시너지를 확대하는데에 힘을 실을 수 있었습니다.   

센터장으로서 저의 역할과 강점은 다양한 사람과 자원을 연결하여, 영감을 주고 받고 시너지를 내어 판을 만들고 키우는데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넓은 스펙트럼의 업무를 통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했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퓨처랩도 창의환경을 연구하기 위해 다음 세대를 향한 진정성있는 애정과 존중의 태도를 지닌 예술가, 과학자, 교육자, 엔지니어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초대합니다. 좋은 태도와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자원들을 연결하여,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들에게 건강한 영향력을 주는 판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퓨처랩의 어린이부터, 청년 창작자, 그리고 각 분야의 전문가, 예술가에 이르기까지, 창의적인 사람들을 만나 영감을 주고 받으며, 그 영감을 토대로 어린이부터 이곳에 오는 전문가, 저를 비롯하여 퓨처랩의 Staff들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퓨처랩 백민정 센터장

퓨처랩에서 만난 아이들 중 인상적인 사례가 있나요? 

기억나는 친구들은 무수히 많지만, 한 친구를 꼽자면 지금은 곧 청년이 될 성민이가 기억 납니다. 파일럿부터 창의 워크숍 에도 꾸준히 참가했던 퓨처랩 키드인데요. 퓨처랩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결국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부모를 설득해가며 스스로 끝까지 해나가는 모습에 감동과 도전을 받았습니다.

사실 부모가 정해준 경로를 조금만 벗어나도 아이들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집니다. 부모님이 제안하는 경로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은 유연하기 때문에 어떤 자극을 받는지에 따라 생각지도 못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여 새로운 자극과 경험도 필요합니다. 퓨처랩에서 저희의 일은 아이들에게 씨앗(seed)을 심는 거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자극을 주고 성찰하게 하고... 그 씨앗이 언제 발아하고 싹을 틔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저희끼리는 보통 스무살은 넘어야 발아가 된다는 농담을 주고 받기도 합니다. (웃음) 그 만큼 긴 시간이 필요한 일이지요. 성민이는 바로 싹을 틔워낸 경우여서 그 변화와 성장을 저도 함께 바라보는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더 많은 씨앗이 싹을 틔우도록 

2021년은 퓨처랩에게 어떤 한해였나요? 창의환경 조성부터 말씀해 주신다면요?

코로나의 영향이 두해를 넘어 지속되고 있습니다. 퓨처랩은 작년부터 비대면 창의환경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도구를 활용하는 건 물론이고, 전통적인 비대면 매체인 편지까지 시도해 보았죠(웃음). 비대면 환경에서 창의적 배움이 일어나도록 실험을 설계하고, 테스트를 반복하며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퓨처랩>이라는 창의환경을 가상공간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비전도 그리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퓨처랩은 교육자, 부모님, 공공/민간기관 등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창의학습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의미 있는 성과 중 하나는 전주시의 적극적인 의지로 ‘전주형 퓨처랩’을 만들기로 한 것이지요. 지난 12월 전주형 퓨처랩을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한 청소년은 이 곳이 천국같다는 표현을 하기도 하여 무척 감동이었습니다. 또한, 처음에는 반신반의 했던 전주시 관계자와 교사들도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역동과 에너지, 변화를 보며 저희의 방향에 깊이 공감하고, 적극적인 동참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파일럿이 성공리에 마무리되어 본격적인 추진 시기는 더욱 앞당겨질 것 같습니다. 

또한 퓨처랩 운영 초기부터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미국 MIT Media Lab의 미첼 레스닉 교수 및 연구진과 Future Learning Collective 협의체를 발족했습니다. 미래교육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교육자들이 자신의 교육 현장에서 창의학습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창작 생태계 활성화 미션을 가진 창작팀도 바쁜 한 해를 보냈다고 들었어요.  

인디게임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스마일게이트멤버십>은 회사의 가장 오래된 사회공헌 사업입니다. 처음에는 대학생 창작 지원 사업으로 시작했는데, 10여년간의 시도와 배움을 통해 현재는 대학생을 넘어 나이와 소속에 관계없이 인디게임 창작을 꿈꾸는 청년을 중심으로 변화했습니다. 그만큼 사업도 고도화되었고, 지원하는 팀들의 수준도 굉장히 높아져 엔트리 레벨(entry level)의 창작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별도 론칭하여, 다양한 수준과 관심을 갖고 있는 창작자들이 스스로에게 적합한 목표를 세우고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창작 생태계의 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시도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인디게임 창작자 중심으로 운영되었던 <스마일게이트멤버십>의 ‘AI부문’을 론칭하여 인공지능을 창작의 도구로 활용하는 창작자들을 지원했습니다. 내년에는 스토리 창작자를 발굴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퓨처랩은 청년들이 좋은 학교를 나와 사회에서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큰 기업에 취업하는 것만이 성공한 인생이 아니라, 자신만의 꿈을 꾸고 또 살아가는 것 또한 성공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꿈을 꾸고, 자기 꿈을 쫓아 다양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건강한 창작 생태계 마련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전을 갖고 창작자들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다보니 이제는 자연스럽게 창작자들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졌고, 그 안에서 서로를 응원하는 건강한 문화가 꽃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인디게임을 개발하여 글로벌 게임 플랫폼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한 팀은 자기와 같은 길을 걷는 후배들의 성장에 기여하고 싶다며 거금을 후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자발적인 나눔의 선순환이 커뮤니티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습니다.      

ESG같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성이 중요하게 생각되고 있는 때입니다. 스마일게이트의 ESG 전략과 퓨처랩의 활동은 어떤 연관성이 있나요?

스마일게이트 사회공헌은 일회적, 단기적 지원이 아니라 지속적, 장기적 성과를 추구합니다. 이점은 퓨처랩의 지향과도 정확히 일치하지요. 퓨처랩은 청소년들과 청년 창작자들을 위한 창의-창작 성장트랙을 확립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그들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다음세대가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를 쫓느라 급급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걷는 동일한 한 가지 트랙에서 벗어나 자기다움을 기반으로 꿈을 꾸고, 성취해 내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은 단기간에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아이들에게 심긴 씨앗이 언제 발아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능한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만나려고 노력합니다. 교육자들과 협업하고, 전주시처럼 지역 창의환경 거점 공간을 만들기도 하고, 디지털 기반 창의환경 조성 계획도 모두 이러한 일환에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뿌린 씨앗이 언젠가 싹을 틔워, 한송이 아름다운 꽃으로 피기도 하고, 튼튼한 잔디로, 시원한 그늘을 만드는 큰 나무로 성장하기도 할 것 입니다. 숲은 커다란 나무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각자 자기의 모양으로 다양한 아름다움과 건강함을 뽐내는 멋진 숲으로 성장하여, 우리 사회에 실질적인 변화도 가져오리라 생각합니다. 다음세대가 획일화된 틀에서 벗어나 꿈을 꿀 수 있는 행복도 물론이지만, 다음세대를 통해 사회의 질적 성장 또한 불러일으키리라 생각합니다.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를 꿈꾸며 

퓨처랩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일까요?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싶나요? 

건강하고 행복한 개인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사람들의 관계도 좋아지고 사회적 갈등도 줄어들고, 사회 전체가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행복이란 마냥 즐거운 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걸 알고 즐기는 걸 의미합니다. 아이들이 학교나 학원 같은 부모가 정해준 생활반경에서 벗어나 퓨처랩에서 모험을 떠나보면 좋겠습니다. 퓨처랩에서 아이들은 평소 만나기 힘든 예술가들과 수평적으로 대화하고, 무작위적 재료와 도구를 만지면서 새로운 감각과 경험을 얻어갑니다. 그런 과정 중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됩니다. 자기다움을 알면,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자기 중심을 지킬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새해에는 어떤 일들에 더 주력하려고 하나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창의학습 문화를 확산하고, 기존 교육에서 벗어나 미래교육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부모님들 부터 세계석학, 교육자, 예술가, 정책입안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체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더욱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만나기 위해 디지털 기반 창의환경을 조성하는 <디지털 퓨처랩> 연구에 집중하고, 지자체, 유관기관, 교육자, 부모님 등과의 협업도 적극적으로 이어갈 것입니다.

그리고 퓨처랩이 오랜 시간 가꿔온 창작자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창작 생태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일에도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누구나 창작자가 되고, 창작 본연의 즐거움을 느끼며 개성있는 창작자로 성장하도록 폭넓은 지원 스펙트럼을 만들 것입니다.    

끝으로 <퓨:레터> 독자들에게 2022년 새해 인사를 부탁드려요!  

뉴스레터를 창간할 때 걱정을 조금 했는데, 구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퓨처랩의 활동을 응원하는 분이 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퓨처랩과 뉴스레터의 성장을 위해 좋은 이야기든, 아픈 이야기이든 독자들께서 피드백을 많이 주시고, 편히 소통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퓨처랩은 대한민국의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청년들에게 씨앗을 심고 싶습니다. 이 일은 퓨처랩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습니다. 지역적, 인력적인 제한뿐만 아니라, 많은 공감과 지지를 만들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과 교육자들은 저희의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저 또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합니다. 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교육과 사회문제에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지도록 씨앗을 심는 일에 퓨처랩과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구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글 | 그림 (퓨처랩 창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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