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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환경 조성] 스크래치 하세요!
퓨처랩은 아동·청소년들이 창의성을 키우고 자기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창의환경이 보다 많은 곳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퓨처랩의 철학과 가치를 교육자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9월 29일 개최한 <2021 스크래치 컨퍼런스 공유 세미나>의 요약리포트를 전합니다.
스크래치(Scratch)는 전 세계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블록 코딩 언어입니다. 레고 블록을 쌓는 것처럼 명령어를 하나씩 드래그하여 스크립트를 쌓으면 어느새 인터렉티브한 스토리, 게임,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죠. 누구나 쉽게 코딩을 접하고, 창의적 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스크래치를 개발한 MIT 미디어랩은 매년 스크래치와 창의학습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스크래치 컨퍼런스>를 개최합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번갈아 열리던 행사는 올해 7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온라인으로 열렸습니다. ‘Scratch Around the World’라는 슬로건에 맞춰 120여 개국 사람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나누고 영감을 주고받았습니다.
총신대학교 김수환 교수님과 CT 교사연구회 선생님들은 매년 스크래치 컨퍼런스에 참가하고, 주요 내용을 국내 분들에게 공유하는 세미나를 개최해 왔는데요. 올해는 퓨처랩도 호스트로 참여하여 창의학습에 관심 있는 70여 분의 교육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창의학습에 대한 철학
김수환 교수님이 스크래치 컨퍼런스를 소개하는 발제로 세미나를 열어 주셨습니다(발제자료). 2007년부터 시작된 컨퍼런스는 MIT 미디어랩의 창의학습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창의학습이란, 학습자가 스크래치의 기능을 익히는데 치우치지 않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창작 도구로 활용하고, 그 과정에서 창의성과 컴퓨팅 사고를 키우도록 합니다. 예를 들면 스크래치 프로젝트를 만들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공란에 자신이 표현하고자 했던 아이디어와 그 의미를 작성해야 하는 거죠.
스크래치팀은 낮은 문턱, 넓은 벽, 높은 천정을 강조합니다. 누구나 쉽게 시작하고, 자신의 호기심과 관심에 따라 다양한 경로를 탐색하며, 높은 수준의 프로젝트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런 배경 덕분에 학습자는 하드 펀(Hard Fun)을 느끼고 열정을 지속합니다. 스크래치 커뮤니티에는 초보부터 전문가까지 다양한 수준의 이용자들이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상호학습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컨퍼런스는 기조 강연, 워크숍, 토론 등 다양한 세션으로 구성되는데요. 행사 중에 워크숍이 즉석에서 열리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누구나 게시판에 자유롭게 워크숍 개설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서로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상호학습 문화가 잘 드러나는 모습 중 하나이죠.
올해 컨퍼런스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예전보다 내용이 풍성하지 않았지만, 창의학습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기에 부족함은 없었습니다. 김수환 교수님의 추천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Scratch in Practice(SiP): 교육자들의 아이디어와 자료를 공유하는 사이트. 교실이나 가정에서 스크래치를 활용할 수 있는 튜토리얼, 실천사례 등을 제공합니다.
Ideas: 스크래치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 고민하는 초보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튜토리얼, 활동안내서, 코딩카드 등 자료를 제공합니다.
Learning Creative Learning: 교육자들의 온라인 연수 프로그램. 창의학습에 대한 철학을 담은 동영상과 텍스트 자료를 제공하고, 함께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을 제안합니다(22년 3, 4월 중 라이브 이벤트 개최 예정).
스크래치의 연결과 확장
한국교원대학교 전인성 연구원님은 최근 스크래치에 업데이트된 얼굴 인식, 비디오 센싱 기능을 소개해 주셨습니다(발제자료). 얼굴 인식은 현재 베타테스트 중인 기능으로 실험실(Scratch Lab)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눈, 코, 입의 움직임을 이용한 게임을 만들거나 손을 사용하기 어려운 사람이 코로 화면의 버튼을 터치하는 등 다양한 활용이 기대됩니다. 비디오 센싱은 새로운 기능은 아니지만, 여러 소품을 적절히 활용하면 역동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스크래치는 더욱 현실 세계와의 연결에 집중하고, 인공지능을 적용한 기능도 추가하고 있습니다(컴퓨터는 얼굴 인식 기능을 통해 사물을 인식하고,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학습하게 되죠). 이런 새로운 기능의 업데이트는 학습자들이 더욱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만들도록 유도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학습 주제나 방법보다 학습 목적입니다. 교육자들은 ‘왜 학습하는가?’, ‘무엇을 향상시킬 것인가?’ 같은 고민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김포신풍등학교 최상현 선생님이 ‘Getting Unstuck’이라는 스크래치 커리큘럼을 소개해 주셨습니다(발제자료). 하버드대학교가 개발한 커리큘럼은 아이들이 스크래치를 통해 유창함을 키울 수 있도록 고안되었습니다. 코딩을 배우는 아이들은 단순히 기능을 익히기보다 자신의 삶과 연관된 걸 만들 때 열정과 유창함을 발휘합니다. 커리큘럼은 10개의 모듈로 구성되어 교육자는 필요한 모듈만 뽑아 쓸 수 있고, 어떤 모듈을 선택하든지 아이들이 탐구(explore), 만들기(create), 공유(share), 회고(reflect), 즉 창의적 나선을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상현 선생님은 컨퍼런스에서 열정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 별거 아닌 것 같은 작품에도 환호하는 분위기를 통해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고 합니다. “현재 스크래치의 기능적인 부분은 새로운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창의학습에 대한 철학은 함께 실천해보면 좋겠습니다. 학습 목표를 일방적으로 제시하기보다 아이들이 정하도록 하면 어떨까요? 아이들이 스스로 상상하고 만들고 공유하도록 시간을 돌려주면 어떨까요? 수업 설계는 친절하지만, 수업 진행은 조금 불친절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서로에게 배우는 문화
퓨처랩이 가진 창의학습에 대한 생각도 다르지 않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코딩 언어의 기능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호기심과 관심에 따라 탐구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보며 삶의 기술을 익히는 것입니다. 교육자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비슷합니다. 새로운 기술은 끊임없이, 점점 빠른 속도로 등장할 것입니다. 그때마다 모든 걸 배울 수 없습니다. 교육자는 완벽히 알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아이들과 함께 도전하고 시행착오(또는 실패)에서 배운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컨퍼런스에서 전 세계에서 온 교육자들을 만났습니다. 교육자들은 창의학습의 중요성에 대한 강한 믿음과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창의학습 아이디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 MIT 미디어랩 미첼 레스닉 교수 -
<스크래치 컨퍼런스>처럼 퓨처랩도 자신의 현장에서 창의학습을 실천하는 교육자들이 경험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서로에게 배우는 플랫폼이 되기를 바랍니다.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동료들이 있는 곳에서 우리의 철학과 가치가 더욱 단단해지고, 더 많은 교육자가 창의적 배움의 여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믿으니까요!
글 | 그림 (퓨처랩 창의팀)
📌 <2021 스크래치 컨퍼런스 공유 세미나> 발제자료 모아보기
김수환 교수님 <스크래치 컨퍼런스 소개와 2021년 컨퍼런스의 포인트>
전인성 연구원 <Sensing with World>
최상현 선생님 <Getting Unst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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