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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스터디] 너, 내 동료가 돼라!

2021-10-01

<딴짓스터디>는 퓨처랩 스태프들의 몸과 마음을 딴딴하게 만들어 주는 딴짓, 딴생각, 딴지, 그리고 딴쓰(?)까지 나누는 지면입니다. 

주짓수?

안녕하세요! 퓨처랩 창작팀의 막내 페퍼입니다. 여러분은 운동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운동을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주짓수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5년이 넘게 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많은 분에게 익숙한 이름이겠지만, 처음 듣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해 드리면 주짓수는 상대방을 때리지 않고 누르고! 꺾고! 졸라서! 제압하는 브라질의 무술입니다. 



지인이 그려준 주짓수를 단련한 페퍼의 모습


오늘은 지금까지 제가 해온 운동들과는 조금 달랐던, 주짓수를 하면서 느낀 저의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다양한 운동을 해왔지만, 주짓수는 운동이라기보다 실전 무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처음 체육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굉장히 떨렸습니다. 체육관에 등록하기 위해 활동 규정을 살펴보는 중 조금 특이한 문구가 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새로 온 관원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합니다.”


운동은 ‘각자 알아서 잘하면 되는 거지!’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여기는 조금 다른 곳이야, 어서 와!’ 하고 말하는 것 같았죠. 

파트너가 생겼다.

“안녕~ 새로 왔어?”  

“안녕하세요!”  

“띠는 이렇게 매는 거야.”


매트 위에서 펼쳐지는 냉혹하고 차가운 승부를 예상하고 갔던 저는 친근하고 따뜻한 사람들의 반응에 긴장을 풀고 첫 수업에 임했습니다. 하지만 수업이 시작되니 가차 없이 쏟아지는 공격들...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지만, 저보다 키도 덩치도 작은 선배들에게 꼼짝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주짓수에 입문했던 당시, 수련생들 사이에서 ‘베림보로’라는 기술이 가장 인기가 있었는데요. 상대방의 한쪽 다리를 붙잡고 핑그르르 돌아 등을 잡는 기술입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우니 영상을 보여 드릴게요. 다른 건 몰라도 이 기술만큼은 꼭 성공하고 싶었어요.  


유튜브 스승님의 멋진 베림보로 기술!   


선배들에게 번번이 내동댕이 당하며 홀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중, 하루는 저와 비슷한 시기에 주짓수에 입문한 형과 스파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형의 도복을 잡는 순간 느낌이 왔죠. 앗! 이건 베림보로…? 서로 같은 기술을 사용하다가 자기가 쓴 기술에 스스로 당하고, 상대의 기술을 이용하여 오히려 성공하기도 하며 치열한 스파링을 했습니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다가가 물었죠.


“아까 그거 어떻게 하셨어요?”


그렇게 처음으로 소중한 파트너를 얻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라이벌이기도 하죠. 서로 이기려고 치열하게 스파링하다가도 각자 공부한 걸 나누고,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며 함께 땀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달콤한 첫 승급도 함께하게 되었죠.



함께 이루어 낸 값진 첫 승급


주짓수는 혼자 할 수 없는 운동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승부를 겨룰 수 있는 상대가 있어야만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멋있게 기술에 성공할 때까지, 건강하게 경쟁하고,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나누는 함께 성장하는 동료가 필요합니다. 혼자 시작한 운동이지만 어느새 수많은 동료가 생겼습니다. 멋진 동료들 덕분에 지금까지 열심히 수련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나, 네 동료가 되겠다!

저는 퓨처랩에서 다양한 창작자들을 만나며, 창작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사업을 꾸리고 있습니다. 퓨처랩에 오기 전에는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친구들과 팀을 꾸려 인디게임을 개발하는, 한 명의 창작자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도전한 창작의 길은 생각보다 험난했고, 끝없는 기나긴 여정은 어디까지 이어져 있을지 알 수 없었죠. 혼자만의 끝없는 싸움을 하는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창작의 길에서도 운 좋게 좋은 동료들을 만났어요. 함께 밤새 고민하며 누구보다 진솔하게 서로의 것을 나누며 영감을 주고받고, 모르는 것도 배우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죠. 가끔은 저 멀리 먼저 간 친구들을 보며 자극을 받기도 하고, 왜 우리는 안될까 좌절을 하기도 했지만, 어김없이 손을 내밀어 이끌어 주는 사람 역시 함께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창작에 진심인 친구들이 있다는 것, ‘혼자가 아니다’라는 생각만으로도 많은 위안과 응원이 되었답니다. 


기나긴 여정을 시작하는 청년 창작자들에게 멋진 라이벌이 되어줄 수는 없지만, 같은 길을 걸었던 선배로서 먼저 따뜻한 말을 건네는 동료는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창작자들이 퓨처랩 덕분에 좀 더 창작 활동을 즐겁게 할 수 있기를,  또 그들과 함께하는 성장하는 우리를 상상하며 글을 마칩니다.



창작자에서



동료로


글 | 페퍼 (퓨처랩 창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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