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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생태계 활성화] 업(業)을 즐기는 방법, 게임잼

2022-06-07

경쟁에서 벗어나 다양한 창작자들과 함께 순수한 창작의 재미를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스마일게이트 온라인 게임잼. 이제 막 게임 개발에 세계로 들어선 뉴비부터 오랫동안 현업에 있어온 고인물, 그리고 퓨처랩 스태프까지 함께 동료가 되어 어우러집니다. 창작자들이 금요일 일과를 마치자 마자 2박 3일 간 이어지는 이 창작의 향연에 주말을 온전히 반납하고 모여들게 하는 매력은 무엇일까요? SGM Going 김형식 님의 글로 만나봅니다.


게임 개발의 즐거움을 다시 찾는 자리

“게임은 즐겁다.” 이 단순한 문장에 반대 의견이 있을까? 즐겁기 위해 플레이하는 것이 게임 아닌가. 사람들은 게임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충만함과 만족감을 느낀다. 때문에 저 문장에는 ‘일부’ 동의할 수 있다. 고작 일부라는 것에 놀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즐겁다 정도로는 저 문장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게임을 하는 것은 즐겁다. 이게 더 정확하겠다.

게임을 만드는 것이 즐겁지 않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창작자들이 게임을 만들기로 결정한 것은 그 자체로 즐겁기 때문이며 게임이라는 문화 컨텐츠에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게임 개발에 매진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게임을 개발하는 창작자들이 게임이 즐겁다는 것을 잊어버리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더 잘 만들고 싶다는 마음, 실패에 대한 두려움,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 등 현실의 문제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어디선가 누군가 충고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두 번째로 사랑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아!’ 하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즉석의 재즈연주 처럼 게임을 만드는 축제

잼(jam)은 원래 재즈 연주자들이 음악과 코드를 주고받으며 즉석에서 연주를 하는 것을 말한다. 게임잼이라는 행사는 이와 유사하게 게임 창작자들이 한데 모여 일정 시간 동안 즉흥적으로 게임을 만드는 행사다. 재즈 음악 대신 게임을 즉흥적으로 만들어 낼 뿐 잼 연주와 똑같다. 재즈 연주자들이 음악 자체를 즐기듯 창작자들도 게임잼에선 게임 결과물의 완성도나 상업성은 배제하고 게임 제작 행위 그 자체를 즐긴다.

많은 게임잼 행사들이 전국에서 열리고 있지만, 스마일게이트 게임잼은 그중에서도 축제다운 게임잼이다. 참가자에게 제공되는 수많은 먹거리나 진행 스태프의 실시간 방송이나 타로 상담 등의 다양한 즐길거리와 컨텐츠 등이 스마일게이트 게임잼을 축제답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이 재밌기에 축제와 같은 것뿐만 아니라, 참가하는 사람들이 진정 축제답게 교류하며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에 스마일게이트 게임잼은 게임 창작자들을 위한 축제라 할 수 있다.

온라인 게임잼에서 창작한 함께 나누는 게임 시연

 

창작자들의 불꽃놀이, 스마일게이트 게임잼

시상을 향한 경쟁이 없이, 경험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문화

스마일게이트 게임잼의 가장 큰 특징은 시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시상을 하는 게임잼이 많다. 그러나 스마일게이트 게임잼에서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지향하기에 상품이나 등수가 없다. 참여를 독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칫 경쟁으로 느껴질 수 있으매 참여한 모두가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본연의 재미를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경쟁이 없기 때문일까,  게임잼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나눔에 거침이 없다. 그 과정에서는 개발 노하우가 공유되기도 하고, 협업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기도 한다. 축제의 불꽃놀이와 같이 창작자들 사이에서 예상할 수 없었던 스파크와 시너지가 불꽃처럼 튀며 모두가 즐겁게 성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와 개발의 효율보다는 즐거운 과정을 추구할 수 있는 문화는 자연스럽게 조성하게 된다. 

참가자들은 2박3일간 함께 게임 창작을 할 팀원을 모집하게 되는데, 팀원 모집을 위한 발표를 보고 있자면 특별히 이곳에서만 보이는 홍보문구가 눈에 띈다. ‘수면권 보장’이라던가 ‘워라밸 훌륭’ 등의 문구가 바로 그것이다. 다른 게임잼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다. 수상을 하는 대회에 참가한 사람이라면 한정된 시간 동안 최대한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물리적인 시간부터 최대한 확보하기 마련이다. 그 때문에 많은 창작자들은 커피와 에너지 음료를 숨 쉬듯 마셔대며 잠을 마다하고 개발에 온 힘을 쏟는다. 그러나 이곳의 게임잼에선 게임 개발 경험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인간다운(?) 조건으로 팀원을 모집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뉴비’와 ‘고인물’이 함께 즐기고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누구에게나 공개된 축제처럼, 스마일게이트 게임잼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다. 기존에 게임을 개발하던 시니어 개발자부터 이제 막 게임 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입문자까지. 기존 자신의 직군과는 다른 직군을 신청하기도 한다. 게임 개발은 분야 특성상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 기술을 요하기 때문에 입문자들이 쉽게 도전하기 어렵다. 상이 걸려있는 대회일수록 더더욱. 그러나 스마일게이트 게임잼에는 처음 개발을 하는 ‘뉴비’가 꽤 많다. 이곳에선 게임잼 경험이 많은 소위 ‘고인물’과 게임 개발 경험 자체가 새로운 뉴비가 섞여 함께 게임을 만든다. 경험과 실력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는 것은 결과와 완성도보단 게임 개발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안배했기 때문일 것이다. 게임잼 고인물들이 뉴비와 함께 게임을 개발하며 길라잡이가 되고, 뉴비는 그 과정을 학습하며 재미를 느끼곤 또다시 다음 게임잼에 참여하는 고인물이 된다. 그리고 새로운 뉴비를 만난다. 기존 창작자들과 만날 새로운 창작자들이 유입되고 서로 교류하며 또 발전하는 스마일게이트 게임잼의 이러한 순환 과정은 하나의 건강한 생태계처럼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이곳 스마일게이트 게임잼의 ‘고인물’들은 고인물보단 새로운 물을 맞는 마중물이 아닐까.

게임잼을 운영하고 있는 퓨처랩 스태프와 SGM 고잉 멤버들

 

 

스태프와 참여자가 어우러지는 진짜 커뮤니티

스마일게이트 게임잼이 축제라는 것을 다시금 실감하는 데에는 스태프와 참가자들의 교류도 있다. 일반적으로 대회의 참가자와 스태프가 교류하거나 관계를 맺는 경우는 없다. 대회가 잘 운영되도록 묵묵히 돕는 스태프와 자신의 최선을 다하는 참가자들이 교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마일게이트 게임잼에서는 스태프와 참여자들이 함께 어울린다. 처음 만난 사람들 사이에서 Going이 실없는 농담을 던져 분위기를 풀기도 하고, 여러 번 게임잼을 찾은 고인물이 스태프의 별명을 연호하며 친근하게 대한다. 심야에는 잠들지 않는 사람들과 방송을 통해 교류하기도 하고 상담을 나누기도 한다. 개발을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어울려 놀기 위해 잠을 자지 않기로 한 사람도 종종 있을 정도다. 게임잼 막바지에 게임을 시연하는 스태프의 방송을 보며 함께 웃고 즐긴다. 모르는 사람끼리도 함께 춤추는 축제 현장처럼 말이다. 이는 게임잼의 진행을 맡은 스태프들이 창작자들에게 다가가 어떻게 어울릴지를 고민한 결과가 아닐까. 덕분에 스마일게이트 게임잼을 찾은 창작자들은 창작의 과정이 배로 즐거울 수 있다.

 

게임은 즐겁다. 이 단순한 문장이 게임이라는 문화 컨텐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땅히 닿길 바라기에 더 많은 창작자들이 스마일게이트 게임잼을 찾길 바란다. 어딘가에 매몰되어 게임이 즐겁다는 문장이 흐릿해질 때 스마일게이트 게임잼을 찾는다면 함께 고민하며 성장할 다른 동료 창작자들을, 게임을 처음 만들며 느꼈던 그 설렘과 즐거움을, 앞으로도 게임을 즐겁게 개발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비현실적인 홍보문구 같을 수 있다. 그러나 원래 축제는 비현실을 즐기는 장이다!

글ㅣ김형식 (SGM Going)

게임과 같은 대중 문화 컨텐츠를 모두와 함께 창작하고 나누고 향유하고자 하는 기획자 및 작가 김형식입니다.

✅ [창작생태계 활성화] 그들은 왜 밤을 샐까? https://futurelab.center/front/story/story-view?G_MENU_SEQ=&youthStorySeq=131&year=&search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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