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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랩 피플] 나를 표현하는 코딩 - 나탈리 러스크 (MIT 미디어랩 연구원)
새해를 맞아 새롭게 시작하는 기획연재 <퓨처랩 피플>.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 창작자, 예술가, 교육자, 공학자 등 퓨처랩과 함께 창의창작 커뮤니티를 만들고 가꾸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합니다. 다섯 번째 인터뷰이는 블록 코딩 언어 스크래치(Scratch)를 개발을 함께한 MIT 미디어랩 평생유치원 연구그룹의 나탈리 러스크 입니다. 코딩과 창의적 배움에 대한 생각부터, 한국의 퓨처랩을 비롯해 전 세계 교육기관과 협력해 준비하고 있는 모바일 코딩 어플리케이션 OctoPlay(구 PicoPlay) 개발 이야기까지 담았습니다.
기술의 변화가 가속화 되면서, 코딩은 이제 누구나 알고 활용할 수 있는 언어가 되었습니다.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디지털 세상에서 자신의 생각과 상상력을 표현하는 도구를 선물한 스크래치는 2007년 세상에 나온 이후 지금까지 100만여명의 유저가 활발하게 자기 프로젝트를 만들고, 공유하는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해왔습니다. 퓨처랩은 스크래치를 개발한 MIT 미디어랩 평생유치원 연구그룹과 2021년부터 글로벌 창의 환경 조성을 위해 Future Learning Collective(FCL)을 발족해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언제 어디서나 아이들이 코딩과 창작을 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인 모바일 앱 옥토플레이(OctoPlay, 구 PicoPlay)의 아시아 사용자 FGT가 지난해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OctoPlay는 퓨처랩을 비롯해 전 세계 교육기관들과 협력해 프로토타입을 꾸준히 개선해 올해 중에 정식 출시될 예정인데요. 퓨:레터가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나탈리 러스크 연구원을 지난 4월 26일 온라인으로 만나고 왔습니다.
퓨:레터 독자들에게 소개인사 부탁드릴게요!
An-nyeong-ha-se-yo(안녕하세요)! 저는 나탈리 러스크(Natalie Rusk)입니다. MIT 미디어 랩 평생유치원 연구그룹에서 어린이의 창의적 배움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와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아동발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오랫 동안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창의학습환경을 구축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프로그래밍 언어 ‘스크래치(Scratch)’ 개발을 함께 하였고, 지금은 MIT 미디어랩의 새로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OctoPlay 의 개발을 이끌고 있습니다.
컴퓨터와 교육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연구원님은 어린시절 어떤 사람이었나요?
어릴 때 저는 예술활동과 만들기, 읽기, 그리고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을 좋아했어요. ‘어른이 되면 무엇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분명하지는 않았어요. 그렇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대학교에서 첫 컴퓨터 프로그램 수업을 듣기 전까지 컴퓨터를 한번도 사용해 보지 않았던 세대입니다.
창의적이고 즐거운 학습 경험을 위한 코딩
MIT 미디어 랩의 평생유치원(Lifelong Kindergarten) 연구그룹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1989년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공부할 때 처음 MIT 미디어 랩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 MIT에서는 아이들이 자신의 레고(LEGO) 창작물을 컴퓨터로 코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키트를 설계하고 있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모인 사려깊은 연구자들이 모여, 어린이와 가족 그리고 교육자를 위한 창의적이고 즐거운 학습 경험을 만들기 위해 협업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평생유치원은 저에게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SW교육이 2018년부터 의무화되기 시작하면서 코딩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 매우 높습니다. 미국은 어떤가요?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많은 학교들이 교육과정에 컴퓨터 교육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 나라의 학교마다 제공되는 학습 경험의 형태는 매우 다양합니다. 저희가 세계 각국의 학생들과 교육자들을 만나오며 확인한 것은,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주제에 대한 프로젝트를 만들고 공유하기 위해 컴퓨터를 사용할 때 아이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의미있는 배움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코딩 경험은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MIT 미디어랩과 평생유치원 연구그룹의 접근을 나누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평생유치원 연구그룹에서는 아이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와 관심에 기반해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도록 스크래치 코딩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스크래치 커뮤니티 안에서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논리적 체계에 따라 사고하고, 함께 협업하게 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중요한 역량들이죠.
그렇지만, 코딩을 하는 행위 자체가 이러한 창의적 배움으로 항상 이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코딩을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만나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저희는 연구를 통해 아이들이 자기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를 자유롭게 개발하고, 창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에서 창의적 배움이 일어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열쇠는 아이들의 생각과 시도가 존중받고, 실패로부터 안전한 문화입니다. 이 때 코딩을 하느냐, 혹은 다른 재료를 사용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디지털 창작이 가능한 모바일 앱, OctoPlay
스크래치는 전 세계적 100만명의 어린이 청소년 창작자들이 함께하는 커뮤니티가 되었습니다. 스크래치에 이어 새로운 모바일 코딩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전 세계의 교육자와 어린이청소년을 만나다 보니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요청이 많았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코딩과 창작을 할 수 있도록 말이죠. 많은 국가와 지역에서 모바일 기기가 노트북이나 PC보다 훨씬 폭 넓게 보급되어 있기 때문에 모바일 코딩 앱에 대한 수요가 높습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화면 안에 창의적 코딩이 가능하도록 앱을 설계하는 것이 커다란 도전 과제였습니다. 아직 과정 중에 있지만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모바일 앱 OctoPlay의 개발과정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OctoPlay는 어떤 어플리케이션인가요?
OctoPlay를 갖고 아이들은 화면 속에 움직임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고, 친구와 가족들에게 쉽게 공유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앱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에서나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사진과 소리 그리고 다양한 이모지를 프로젝트로 끌어오는 것이 쉽고, 이를 자신만의 애니메이션 카드, 이야기, 미니 게임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OctoPlay를 통해 전 세계의 많은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가족들을 위한 창의적이고 즐거운 배움의 경험 장이 스마트폰 위에 열리게 됩니다.
앱의 개발 과정도 정말 궁금해요. 어떤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만들고 있나요?
시작은 저와 저의 동료 파울라 본타(Paula Bonta) 둘 뿐이었습니다. 점차 팀의 규모가 늘어나 지금은 디자이너, 교육자, 엔지니어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의 퓨처랩을 비롯해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 미국에서 어린이 청소년, 가족, 그리고 교육자들과 함께 만나고 있는 다른 교육기관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협력해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개발하는 과정이 저희에게도 무척 즐거운 작업입니다.
OctoPlay가 전 세계 어린이 청소년들이 정식으로 만나기 전까지 앞으로 어떤 과정을 더 거치게 되나요? OctoPlay의 정식 출시일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것 같습니다.
현재 지속적인 테스트 워크숍을 통해 어린이와 부모, 교육자들이 OctoPlay 프로토타입 앱을 사용해 볼 수 있게 하고, 피드백을 받아 꾸준히 앱을 개선하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퓨처랩에서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워크숍을 하면서 아이들이 다른 친구들의 프로젝트를 통해 영감을 받고, 자신의 프로젝트를 친구들과 공유하는 경험이 상당한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신이 직접 만든 캐릭터를 친구들에게 전송해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새롭게 제안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반영해서 계속 앱을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OctoPlay 프로토타입 앱은 현재 영어와 한국어 외에 8개 언어로 서비스 되고 있고, 향후 더 언어를 추가해 나갈 예정입니다. 올해 안에 누구나 이 앱을 만나볼 수 있도록 정식 출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퓨처랩 워크숍을 통해 수 많은 아이들이 OctoPlay를 갖고 창작한 프로젝트들을 보는 것 자체가 무척 즐겁고 저희 연구팀에 많은 영감이 되었습니다. 저희는 아이들이 OctoPlay를 갖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만드는 과정에서 재미있게 코딩을 경험하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이 앱을 즐거운 창작 도구로 만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퓨처랩의 워크숍은 그런 점에서 정말 탁월했다고 생각합니다. 점토나 다른 물리적 재료를 갖고 캐릭터나 스토리 요소를 만들고, 다시 OctoPlay 앱으로 사진을 찍어 움직임을 만든 프로젝트들은 정말 기발했습니다. 이어질 새로운 워크숍에서 더 많은 아이들이 OctoPlay를 갖고 창의적으로 자신을 표현해보는 기회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MIT 미디어랩과 퓨처랩 연구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서로로부터 배우고 영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창의적이고 사려깊은 한국의 동료들이 있다는 것이 저희에게도 행운입니다. 앞으로 진행될 퓨처랩 워크숍에서 어린이와 교육자들의 만들어 낼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 MIT 미디어랩 평생유치원 연구그룹 https://www.media.mit.edu/groups/lifelong-kindergarten/projects/
퓨처랩에서는 지난 11월부터 2월까지 열린 <메리메리 피코플레이>, <10 Tigers in the City>, <피코플레이 할 사람 여기 붙어라>, <피코 빌리지> 워크숍을 통해 7~12세 어린이 100여명이 OctoPlay(구 PicoPlay)를 만났습니다. 나의 현실 세계를 디지털 화면으로 초대하고, 또 디지털에서 구현한 나의 프로젝트를 친구와 나누면서 스마트폰은 아이들에게 즐거운 활동거리와 이야깃거리를 만드는 창작의 도구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퓨처랩에서 진행된 테스트 워크숍의 이야기는 [창의환경 조성] 스마트폰이 창작의 툴 된다면? - OctoPlay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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