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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랩 피플] AI 기술의 매력이 가져온 변화 - Pyler 오재호, 김세은, 박동찬

2022-04-04

새해를 맞아 새롭게 시작하는 기획연재 <퓨처랩 피플>.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 창작자, 예술가 등 퓨처랩과 함께 창의창작 커뮤니티를 만들고 가꾸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합니다. 네 번째 인터뷰이는 SGM AI 1기를 수료하고 시드 투자 유치까지 정말 초고속으로 달려온 Pyler의 창업 멤버를 3인방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만납니다.


인디 게임에서 시작한 스마일게이트 멤버십(SGM)은 지난해 AI 부문을 론칭하고 첫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이 짧은 역사가 무색하게도, 벌써 기업인으로 성장하여 SGM 커뮤니티를 위한 자원 기부에 선뜻 나선 팀이 등장했습니다. SGM AI에서 보낸 4개월의 시간과 자원을 알차게 사용하며 과감한 유연함과 빠른 학습력, 그리고 엄청난 추진력으로 놀라운 성장을 보여준 Pyler입니다. 얼마전 스마일게이트 인벤스트먼트(SGIV)로 부터 시드 투자를 받고, 곧 베타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프리 A 시리즈 투자도 받는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어떤 에너지로 모인 친구들인지 궁금하지 않나요? 퓨:레터가 지난 3월 21일 역삼동 오렌지플래닛 사옥에서 Pyler의 CEO 오재호 님, CPO 김세은 님, CTO 박동찬 님을 직접 만나고 왔습니다! 



SGIV 투자 성사 소식과 베타서비스 오픈 준비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축하드려요! SGM AI 이후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오재호 - 우선 SGM AI 당시에는 4명이었던 팀원이 1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어떻게 이분들과 같이 성장하고 일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4~5월쯤 투자가 한번 더 있을 예정인데, 이번에는 프리 A 라운드입니다. 인력, 재원, 네트워크 조달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느라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박동찬 - SGM AI 때는 기술 개발을 주로 고민했다면, 지금은 스타트업 회사로서 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을 생각해야하고, 직원과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쳐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된 것 같습니다.



20대 초반에 정말 대단한 성장을 만들어내고 계신것 같아요. 세 분은 어떻게 처음 만났나요? 처음부터 창업에 대한 뜻이 있었나요?


오재호 - 정부에서 매년 100명씩 선정하는 대한민국 인재상의 수상자 커뮤니티에서 모두 만났습니다. 저희 같은 프로그래밍 외에도 교육, 예술, 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 분야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박동찬 - 커뮤니티 자체가 창업을 많이 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닥터 나우, 플레이 키보드, 메르스 맵 등 실제 창업으로 이어진 경우도 다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 셋 모두 그 전 부터 창업에 대한 갈망이 있었어요. 갖고 있는 기술력을 어떻게 산업에 적용할 수 있을까 늘 고민했던 것 같아요.


우리가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AI


지금 준비하고 있는 Pyler의 서비스를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오재호, 김세은 - 인공지능으로 동영상의 맥락을 분석하는 기술로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인 AiD 개발하고 있습니다. AiD는 AI+ad(advertisement)의 합성어로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치료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시장의 문제를 치료한다는 표현이 흥미롭네요. 정확히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거죠?


오재호 - 디지털 마케팅에서 개인정보를 어디까지 추적하는지에 대한 이슈가 오래 전 부터 있어왔습니다. 기존의 온라인 광고는 개인의 모든 인터넷 기록을 통째로 추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며칠 전 검색한 제품군에 대한 광고가 유튜브나 인스타 광고로 나타나는 식이죠. pyler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여기에 AI기술이 어떤 해결책이 되나요?


오재호 - 동영상의 맥락을 분석하고 텍스트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분석해내는 기술이죠. AiD는 이런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쿠키정보나 개인정보가 없어도 현재 재생중인 영상에 적합한 광고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지금 시청하고 있는 콘텐츠와 관련도가 높은 광고가 추천이 되면 노이즈로 여겨지지 않을테고, 정보처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기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어느때 보다도 높아진 것 같아요. AI 창작자로서 느끼는 AI기술의 매력이 뭔가요?


김세은 - 기존의 코딩을 배웠을 때는 짜주는대로 움직이는 로봇같았어요. 에러 처리도 하나하나 해줘야해서 손이 많이 가는 아이랄까요? 그런데 AI는 데이터를 주고 ‘공부해 봐!’하고 코드를 짜면, 공부해서 예측한 답도 척척 내놓아서 똑똑한 아이를 가르치는 느낌이 있어요.


박동찬 - 기술적으로 탄탄한 논리과정, 그게 저에게는 매력적이었습니다. AI라는게 사람이 손수해야하는 일을 대체하는 것이 가장 1차적 목표잖아요? 이를 테면, 유튜브 영상이나 텍스트 정보를 하나하나 다 읽고 파악하는 일처럼 원래는 사람이 붙어 전부 해야했던 일들이요. 궁극적으로 사람의 인지 영역을 대체한다는 것은 그 정보처리 과정의 논리구조를 명확하게 만들 수 있을 때 가능한 일이죠. 


오재호 - 어릴 때 욕구가 나의 계층을 높은 곳으로 옮기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기회가 과거에는 고시라든가  웹 산업이었다면 나의 세대에서는 무엇일까? 고민할 사이도 없이 AI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어떤 욕구가 있을까 생각했을 때, ‘사람들이 더 편하게 일하고 싶어해’, ‘효율을 추구해’, ‘사람을 많이 안쓰고 싶어해’, 그렇다면 AI가 답인거죠. 그 생각에 다달았을 때가 고1이었어요. 그때부터 블로체인을 파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AI기술을 개발하면서 재미있는 점은 개발한 기술이 생각했던 사업에 쓸모가 없어지더라도, 충분히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어떤 기술을 개발했는데, 이를 테면, 광고에는 쓸모없어도 보안에도 쓸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범용성이 크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죠. 



AI 창작자에게 더 없이 필요한 자유로운 프로젝트의 장


SGM AI에 지원할 당시 이미 창업지원금도 받고 투자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SGM을 찾은 이유가 있었나요?


오재호 - 창업지원금을 받은 상태였는지만, 공간과 컴퓨팅 리소스, 그리고 네트워크가 있으면 훨씬 빨리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관련된 지원을 하는 곳이 SGM밖에 없었습니다. 


박동찬 - 자유롭게 뭔가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메리트였습니다. 사실 Pyler 중에 제가 제일 처음 공고를 봤는데, 보통 많은 지원 프로그램의 경우 특정한 과제를 부여하고, 거기에 따른 허들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끔 하는 지원사업 같아서 지원했습니다. 


이런 방식이 AI 분야에서 특히 필요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AI는 특히 만들고 싶은 것이 정해져 있어도 개발 과정에서 실제로 만들어지는 것은 굉장히 다른 것 일수 있기 때문이죠. 어떤 주제로 잡고 가다가 무산되거나, 어렵다는 판단이 나오면 거기서 진이 빠지는 일이 많습니다. 얼마든지 중간에 피보팅(pivoting)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SGM AI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빠른 시행착오와 과감한 피보팅(pivoting)의 미덕


1기 팀 중에서 학습지원비를 가장 많이 알차게 쓰신 팀이기도 한데요. AI 창작자로서 성장하는데 실제로 무엇이 가장 도움이 되었나요? 


김세은 - 춥고 배고플뻔했는데, 따듯하고 배부르게 해주셨어요. 또, 서비스를 완전히 바꾸기로 결정한 후에 SGM 학습지원비로 강의를 많이 신청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오재호 - 공간과 밥? (웃음) 환경만 만들어주면 알아서 잘한다고들 하잖아요. 환경이 잘 갖춰져 있는게 정말 좋았습니다. AI창작자 만을 위한 환경이기 보다는 뭔가 해보고 싶은 창작자들을 위해 ‘마음껏 해보고 싶은 걸 해!’ 이런 게 좋았습니다. 


 

지금 베타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서비스인 유튜브 타깃광고 아이템이 나오기까지 시행착오가 있다고 들었어요. 원래는 사진을 찍어 텍스트 메모로 저장하는 서비스를 구상했다고 들었어요. 그 이야기 좀 해줄 수 있을까요? 


김세은 - 처음 기획한 서비스를 갖고, SGM 커뮤니티 설문조사를 올렸을때 정말 많이 대답을 해줘서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소비자 인터뷰를 듣고 분석을 하면 할수록 명확해지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오재호 - 저희 경험에서 시작해 서비스 아이디어를 냈지만, 사용자 인터뷰를 막상 해보니 시장이 작다고 판단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빠르게 피보팅을 했어요. 


사실 Pyler가 SGM AI 활동 중간에 구상한 서비스 모델 바꾼다고 했을 때 당황했어요. 완전히 새로운 영역 아닌가? 굉장히 도전적이고 탐구심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오재호 - 그게 기업이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영역을 검토해서 해볼 수 있겠다 싶으면 전문가를 모셔와서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전문성을 처음부터 갖고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죠.


김세은 - 문제만 갖고 시작하면 유연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답을 갖고 시작하면 그러기 어렵죠. 답은 아직 모르겠지만 문제에 집중할 때. ‘어떻게 해결하지?’를 끊임없이 묻다보면 유연하게 답을 찾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미래, AI 기술의 미래 


이제 베타서비스를 앞두고 계신데요. SGM 멤버들에게 광고 크레딧을 선물했다고 들었습니다. SGM에서 늘 여러분에게 드린 자원과 네트워크를 우리가 아닌 다른 창작자들에게 나눠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여러번 나누긴 했지만 (웃음)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나 계기가 있나요? 


김세은 - 베타테스트를 해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 제일 먼저 생각이 났습니다. 인디 게임창작팀의 경우 개발 인력 위주여서 마케터 인력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더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오재호 -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분들에게는 조금이라도 본인의 게임이나 회사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저희가 처음으로 시장으로 나가기 전에 해야할 일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저희 서비스를 통해 실제 목표하는 성과들이 나오면 뿌듯할 것 같아요. 저희 서비스를 계속 써주신다면 더 좋겠죠.(웃음) 


지금 준비하는 서비스를 넘어 Pyler가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오재호 - 시장 안에서 장기적 목표는 동영상 맥락 분석 기술을 산업에 최적화하고 그 프로세스 자체를 시장 안에 퍼트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병들어 있는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입니다. 나아가서는 행동실험 분석 등 사람이 쭉 보고 있어야했던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려고 합니다. 


김세은 - 저희 지향은 사람스러운, 사람 같은 AI입니다. 


박동찬 - 궁극적으로 AI가 불러오는 가치는 무궁무진합니다. 지금은 광고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이 기술을 더 고도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합니다.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한 AI 기술 그것이 저희 사훈이랄까, 비전입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빠르게 기술의 시대가 때로는 막연한 공포감으로 다가올 때도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미래 세대를 키우는 교육의 맥락에서는 참 혼선이 많습니다. 현업의 최전선에서 기술을 다루고 있는 사람으로서 어떤 말을 하고 싶나요? 


김세은 - 제가 학교 다닐 때도 똑같이 이런 공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언제나 미래는 불투명합니다. 기술은 앞으로도 변화할 것이고, 아이들이 블록체인, AI를 배우든 이것이 장래에는 유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엇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어떻게 새로운 것을 배워갈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자와 부모 모두가 먼저 새로운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이런 것도 있네!’, ‘재미있을 것 같아’ 이런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박동찬 - 기술이 빠르잖아요.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니까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을 배워야할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술을 빠르게 배워나가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관심있는 분야를 공부하는 것은 중요하죠. 급하게 가지 않고 오히려 기본적인 배움의 바탕을 다지는 것이 더 좋은 준비라고 생각합니다. 


오재호- 아이들에게 여유를 줘야 합니다. 여유라는 것이 재정적인 것에서도 올 수 있지만. 무언가 생각할 시간을 줘야 합니다. 저도 집안이 여유롭지는 않았지만 필요한 것이 있으면,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알려줬던 것 같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뭘 해야하는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할 수있는 시간을 많이 주고, 방해되는 요소를 치워주는 것이 부모님께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퓨처랩은 지난 6년간 어린이청소년 창의환경 실험을 하면서 아이들이 자신의 호기심에 충분히 몰두해볼 수 있는 경험, 다양한 친구들과 어른들을 만나며 관심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틈새,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만의 속도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의 가치를 몸소 실감했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사실 새로운 것이기 보다 우리 모두 살아오면서 우연히 만나고 발견한 경험 가운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너무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하고 등장했다 사라지는 시대를 살면서 누구나 알지만 지키기 어려운 이 본질을 방해하고 있는 것들로 부터 자유롭지 못했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Pyler와의 만남은 그래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퓨처랩의 아이들이 성장해서 우리 사회에 불어넣을 에너지를 미리 만난 기분이 들었고, 퓨처랩이 응원하는 자기 프로젝트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문법에서 벗어나 부여된 과제 대신 자기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AI 창작자 지원 사업은 사실 SGM의 새로운 모험이었습니다. Pyler와 같은 팀들의 합류는 저희의 이 모험에 대한 충분한 화답이 되었습니다. SGM AI는 올해에도 새로운 멤버십을 꾸려가게 됩니다.  AI기술에 대한 인사이트를 넓히고 든든한 동료 커뮤니티와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프로젝트를 자유롭게 펼쳐나가고 싶은 AI 창작자들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인터뷰 소년 | 퓨처랩 창작팀

인터뷰, 글 미녀 | 퓨처랩 창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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