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News
[딴짓스터디] DIY 카플레이 제작기
<딴짓스터디>는 퓨처랩 스태프들의 몸과 마음을 딴딴하게 만들어 주는 딴짓, 딴생각, 딴지, 그리고 딴쓰(?)까지 나누는 지면입니다.
스마트허브를 만들어 보자
제 인생에 첫 차가 생겼습니다!(장인어른 감사합니다.) 오늘은 새로 생긴 차에 필요했던 ‘애플 카플레이’를 만든 저의 경험과 생각을 전합니다. 제가 받은 차량은 08년식 싼타페로, 제가 사랑하는 아름다운 카세트 플레이어, FM/AM 라디오, MP3 재생을 지원하는 CDP까지 없는 게 없는 풀옵션 미디어 플레이어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와 같이 스마트폰을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것입니다.
요즘 차량은 USB나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차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으로 편하게 전화도 받고 네비게이션도 사용할 수 있는데, 아쉽게도 2008년에는 이런 기능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2008년이면 아이폰 2세대가 출시된 시기라고 하네요!)
좋지만, 아쉽다.
저는 아쉬운 마음을 이대로 끝낼 수 없어 차량용 스마트허브를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저의 오랜 지인이자 스승이신 구글과 유튜브에 'DIY Apple Carplay'를 검색해보았습니다. 그러자 라즈베리 파이 컴퓨터(Raspberry Pi)를 사용해 차량용 스마트허브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눈에 들어왔습니다. 영상의 설명을 따라, 라즈베리 파이 보드에 안드로이드 OS를 설치하고, 필요한 어플리케이션 설치까지 겨우겨우 마쳤습니다. (이 과정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자세한 설명은 더이상 생략한다…)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친절한 스승님들
아하 모먼트가 찾아왔다
그런데 제가 한가지 놓친 게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폰과 라즈베리 파이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연결장치가 필요합니다. 연결장치 비용이 비싼 건 아니었지만, 지금 바로 스마트허브를 사용하고 싶은 마음에 연결장치 없이 카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찾아보았습니다. 몇 시간을 검색했지만, 연결장치 없이 카플레이를 이용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좌절감에 빠질 때쯤,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이유를 되짚어보았습니다.
아이폰 연결이 되는 스마트허브 장치를 왜 만들려고 했지?
내가 쓰고 있는 음악 플레이어 어플리케이션이나 내비게이션 앱을 편하게 보고 싶어서...
아하! 이미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네?!
아하!!!! (출처: Giphy)
네, 그렇습니다. 눈앞에 안드로이드 OS가 작동하고 있는 일종의 태블릿을 만들어놓고 '아이폰 연결'에 빠져서 그 장치를 사용해볼 생각은 못한 것이죠. 깨달음 이후에는 모든 것이 순조로웠습니다. 네비게이션 앱과 음악 플레이어 앱을 다운로드하고, 차에 태블릿을 설치했습니다.
드라이브에 분위기를 더해주는 스마트 태블릿
당신의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세요!
그나저나 왜 이 경험을 나누고 싶었냐구요? 지난 4월 퓨처랩이 진행한 온라인 컨퍼런스 에서 MIT 미첼 레스닉 교수님은 "교육자 스스로가 프로젝트의 달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했습니다. 자신의 흥미나 관심사를 따라서 교육자 스스로가 자신의 프로젝트를 만드는 경험을 해보고, 그 과정을 통해 학습하는 것의 중요성을 의미합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 있는 교육자들에게 자신의 필요에 따라 프로젝트를 시작해봐도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교육자는 아무래도 학습자에게 필요한 지식을 전달해야 된다는 인식과 교육자는 모든 것을 알고 학습자의 문제나 질문을 모두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따라서 교육자들은 이미 알고 있는 지식만 학습자들에게 전달하는 부작용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교육자 스스로가 프로젝트의 달인이 되어야 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고, 이를 위해 자신의 필요를 따라 무엇인가 실행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모르는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기 위해 나의 필요를 따라 가보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교육자로서의 성장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딴짓으로 덕업일치한 소소
혹시나 오해가 생길까 말씀드려요. 저는 컴퓨터 공학이나 전기 공학을 전공한 공학도가 아니라 사회과학을 전공한 공학과는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그러나 우연히 아두이노를 비롯한 오픈소스 하드웨어 세계를 만났고 LED 한 개를 깜빡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제 흥미와 관심, 필요에 따라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하며 제가 좋아하는 기술을 매개로 아이들을 만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의 필요를 직접 탐구해보고 만들어 보는 딴짓을 해보세요!
글 | 소소 (퓨처랩 창의팀)
📌 [퓨:레터] 3호 다른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