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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환경 조성] 청소년과 코딩은 어떻게 만나야 할까요?

2021-07-30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은 BBC 마이크로비트(micro:bit) 교육재단과 함께 <2021 마이크로비트 글로벌 챌린지>(이하 MGC 2021)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9~19세 아동·청소년들이 챌린지를 통해 UN의 지속가능한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을 이해하고, 창의성과 기술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6개월 간 2,700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한 MGC 2021의 여정, 그 속에 담긴 코딩에 대한 퓨처랩의 철학과 가치를 소개합니다.  

당신과 코딩의 첫 만남은 어땠나요?

바야흐로 때는 고3 수험생 시절, 담임선생님과의 진로상담 시간이었습니다. 21세기에는 IT기술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신 선생님은 저에게 공대로 진학해 컴퓨터 언어를 배워 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단 한 번의 면담으로 저는 컴퓨터 공학으로 전공을 정했습니다. 컴퓨터 언어를 배우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무엇이 되는지도 모른 채 말이죠.

돌아보면 그 당시 담임선생님은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대에 진학한 저는 결국 개발을 계속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개발자가 되지는 않았지만, 남들보다 IT기술, 소위 코딩 메커니즘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능력은 21세기를 살아가는데 큰 자산이 된 것만은 확실하니까요. 하지만 그때 코딩을 다른 방식으로 만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코딩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 이유는 코딩의 메커니즘으로 구현해보고 싶은 것들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저는 베란다에서 화분들을 키우는데요. 가령 흙의 습도를 인식해 필요할 때마다 자동으로 물을 주는 물뿌리개를 만든다면 지금보다 삶이 훨씬 윤택해질 것 같습니다.

청소년과 코딩, 어떻게 만나게 할까?

퓨처랩은 처음부터 아이들이 코딩을 미래 경쟁력을 위해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고, 만들고 싶은 것을 위해 ‘쓸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기를 바랐습니다. 여기에 욕심을 조금 더해 아이들이 만들고 싶은 것이 우리 사회에 크든 작든 영향을 줄 수 있으면 더 좋겠구요.

충북 청주의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노하진 챌린저는 <2021 마이크로비트 글로벌 챌린지 >(이하 MGC 2021)에 참가해 ‘바다 쓰레기 탐험대’라는 이름의 낚싯대를 만들었습니다. 낚싯대 끝에 달린 카메라가 바다에 있는 쓰레기를 발견하면, 쓰레기를 건져 올리는 원리입니다. 처음 코딩에 도전한 하진은 자신의 생각대로 모든 것을 구현할 수 없었지만, 우리에게 이 결과가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노하진 챌린저의 ‘바다 쓰레기 탐험대’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MGC 2021가 하진의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입니다. 하진은 물을 마시다가 문득 바다 오염 문제에 대해 TV에서 봤던 기억을 떠올리고, 바다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침 집에 있던 뽀로로 낚싯대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런 다음 낚싯대에 적외선 카메라로 바다생물과 쓰레기를 구분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아이디어까지 떠올렸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면 당장 이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그 다음 문제입니다.

퓨처랩은 MGC 2021에 참가하는 청소년들이 하진처럼 호기심, 흥미라는 이름으로 마이크로비트를 만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우리는 자기 관심에서 출발할 때 기꺼이 일에 몰두하고, 방법을 찾기 위해 더 오래, 열심히, 깊이 탐구하기 마련이니까요.

저도 다시 고등학생으로 돌아가 MGC 2021을 통해 코딩을 처음 만났다면 개발자가 되지 않더라도 코딩을 재밌는 취미로 즐기게 되지 않았을까요? 베란다에 좀 더 많은 화분을 키우면서 말이죠.


MGC 2021의 핵심가치

만남의 확장

아이들이 코딩을 ‘배워야 하는 것’으로 인식한다면, 자신에게 코딩을 가르쳐줄 선생님을 찾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코딩을 취미로 인식한다면 그 다음에 만나고 싶은 건 나랑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친구들)일 것입니다.  

퓨처랩은 MGC 2021 참가자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퓨처래빗(Future Lab:bit)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마련했습니다. 이 온라인 커뮤니티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환경에서 참가자들이 서로 소통하며 코딩을 지속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주었습니다. 심지어 오프라인보다 더 많은, 물리적으로 먼 거리에 있는 친구까지도 만날 수 있었죠. 2,700여 명의 참가자들은 MGC 2021가 끝난 후에도 마이크로비트라는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갈 것입니다.


Future Lab:bit 커뮤니티


한수연 챌린저의 ‘코로나19 워치’

아이들이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무언가를 만나고, 그것이 취미가 되었을 때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퓨처랩만의 ‘아동·청소년을 위한 창의 환경 조성’이란 아마도 이런 모습이 아닐까요? 

고맙게도 BBC 마이크로비트 교육재단, 스크래치를 만든 미국 MIT 미디어랩, 그리고 MGC 2021에 참여한 한국문화예술진흥원까지 아이들이 자신의 관심에 따라 마음껏 창의적 탐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퓨처랩의 여정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든든한 공감대와 파트너십은 퓨처랩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 더 나아가 전 세계에서 창의 환경을 만들어가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IT기술을 접하고 이해하는 경험은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새롭게 질문해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청소년과 코딩은 어떻게 만나야 할까?’ 하고요.

퓨처랩은 마이크로비트를 활용한 온라인 워크숍부터 SW와 창의학습을 연결하는 교육자 커뮤니티 조성까지 다양한 층위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주변 청소년들은 코딩을 어떤 모습으로 만나고 있나요? 퓨처랩의 창의 환경 만들기에 공감하신다면 여러분의 주변에서 변화를 만들어보세요. 또, 퓨처랩이 만들어갈 변화에 함께 동참해 주세요.

글 | 소년 (퓨처랩 창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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