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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환경 조성] SEED14 '나의 멋짐으로부터'

2024-03-20

‘내가 좋아하는 것,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나요?’ SEED14는 이 질문에 대답하기 어려운, 나에 대해 탐구할 시간이 많지 않은 청소년들을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매일 쏟아지는 컨텐츠의 홍수 속에 ‘나’는 어디 있을까요? 20여명의 청소년들과 함께 멋진 어른에게 영감을 받아 스스로의 취향과 기호를 파악하며 진정한 멋을 찾아 떠난 시즌14의 여정을 공유합니다.


SEED14는 이렇게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SEED는 퓨처랩과 아이들의 관심사가 맞닿아 있는 지점을 찾는 것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요즘 청소년 사이에 유행하는 ‘갓생 살기’란 무엇일까? 청소년 교육에서 다뤄지지 않는 주제는? 우리가 학생 때 배우지 못했던 것?’ 등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논의하다 보니 청소년들과 함께 탐구하고 싶은 주제로 ‘멋’이라는 키워드가 도출되었습니다. 기획단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멋, 그리고 멋진 사람이란 어떤 특징을 가졌을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매력적이고 멋진 사람들과 흥미로운 일을 해보고 나아가 내가 멋진 사람이 되어보는 과정을 설계했습니다. 프로그램은 크게 3단계로,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독창적인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1) 마스터 클래스, 여기에서 영감을 받아 나의 취향과 멋을 탐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연구하는 2) 멋짐의 탐구, 마지막으로 직접 찾은 나만의 멋짐을 바탕으로 간단한 원데이 클래스를 기획/운영해보는 3) 결과 공유회로 구성했습니다. 스스로 멋짐을 탐구하며 청소년들은 메이킹을 전문으로 하는 작가(설치 요정)들과 청년 매개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원데이 클래스를 만들어갑니다.

멋이란 무엇일까? 

청소년들과의 첫 만남은 멋짐 메니페스토 퍼포먼스로 시작되었습니다. 4~5명이 한 팀이 되어 청년매개자와 함께 다섯 가지 퀘스트를 완료한 다음, 나만의 멋을 선언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간에 적응하고 주제에 집중하게 됩니다.




- 첫 번째 미션, 도슨트 투어 : 청년매개자(도슨트)와 함께 퓨처랩 공간을 둘러보며 이번 시즌의 주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집니다. 마스터를 만날 수 있는 장소에서 재료와 구성을 살펴보며 어떤 일이 펼쳐질지 기대가 생깁니다.
- 두 번째 미션, 마스터 궁합 테스트 : 요즘 유행하는 심리검사처럼, 참여 청소년과 마스터의 궁합을 알아보는 테스트를 준비했습니다. 몇 가지 질문에 답변하면 나와 어떤 마스터의 궁합이 맞는지 알 수 있습니다. 

  *나에게 어울리는 SEED14의 마스터가 궁금하다면? 직접 [나에게 어울리는 멋짐 테스트]를 해보세요.
- 세 번째 미션, 멋짐 선언 쓰기 : 내가 생각하는 멋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고 글로 적어보고, 팀 내에서 다른 친구들의 생각을 들어봅니다. 같은 주제를 놓고 이야기하며 타인과 내가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음을 경험합니다.
- 네 번째 미션, 멋짐 선언 녹음하기 : 글로 적는 것과 말하는 것은 각기 다른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녹음실로 가서 각자 적어둔 나만의 멋을 직접 말하며 선언하는 과정에서 나의 생각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 다섯 번째 미션, 멋짐 선언문 데코레이션 : 준비된 모자이크 타일에 ‘멋’을 자유롭게 표현합니다. 비어있던 모자이크 타일이 각자의 개성을 담아 빽빽하게 채워져갑니다.

주제인 멋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 봤으니 이제 네 명의 마스터들을 직접 만나고 경험해 볼 차례! 네 명의 마스터를 만나 미니 워크숍을 경험한 뒤, 다음 시간을 함께하고 싶은 마스터를 골라 마스터 클래스에 참여했습니다.


멋의 나눔, 마스터 클래스 


왼쪽 상단부터 Z모양 순서대로 F.Y.B, 평온하고 안락한 워크숍, 오!소리공원, 나의 리듬 우리의 빛깔 워크숍 장면


퓨처랩이 고심해서 섭외한 마스터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금방 사로잡았습니다. 오랫동안 나만의 작업 세계 차곡차곡 쌓아온 멋진 어른들은 내면에서 빛이 납니다. 한 명의 마스터, 한 명의 청년매개자가 짝을 이뤄 4~5명의 아이들과 작업하며 자연스럽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나누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 F.Y.B(Find Your Birthplace, 고요손 작가)에서는 컴퓨터 램조각부터 동생의 인형까지 내 방에서 가져온 물건을 조합해서 조각을 만들며 나만의 멋을 담아냈습니다. 조각이라는 말이 처음에는 어렵게 들리지만 글루건만 있다면 누구든 조각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거침 없이 작품을 만들어 갔습니다.
- 평온하고 안락한 워크숍(백인태 작가)에서는 우리만의 안식처를 만들고 그 안에서 얼그레이 차를 우리며 그야말로 평온하고 안락함을 즐겼습니다. 우리만의 안식처를 짓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했지만 구조물을 짓고 중간중간 담소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가게 되었죠.
- 오!소리 공원(배인숙 작가)에서는 사운드 수집가가 되어 여러가지 소리를 듣고, 연주하고, 기록하는 방법을 탐구했습니다. 녹음 모듈 칩에 정확히 선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장치를 두고 어디에서 오류가 발생한 건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 나의 리듬, 우리의 빛깔(엠마누엘 사누 작가)에서는 작가와 간단한 관절의 움직임부터 시작해서 나의 몸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과 나, 그리고 주변의 사물까지 연결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처음에는 몸을 움직이는 것도 낯설었지만 서로를 따라하기, 파도타기, 상대가 말하는 대로 움직이기 등 게임 형태로 움직이다보니 어느 새 서슴없이 팔과 다리를 뻗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가는대로 탐구하는 나만의 멋 

마스터 클래스를 마치고 우리만의 멋을 가득 담은 공유회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유회에서는 각자 마스터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문화센터처럼 개인/팀의 부스를 구성해야 합니다. 주변에 있는 사물을 활용해서 마스터와 함께 춤을 췄던 루카스는 물건과 춤추며 느꼈던 재미를 다른 사람들도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아저씨네 물건댄스’라는 참여형 공연을 기획했습니다. 이안이와 시원이는 마스터와 사운드를 탐구하면서 알게된 주파수 개념을 활용해서 가장 높은 주파수를 기록한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 부스를 구성했습니다. 


(왼) 요리하는 로아와 친구들, (오) 초콜릿을 녹이는 초코와 밀크

 

하지만 꼭 마스터와 관련된 주제가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추구해도 괜찮습니다. 지난 SEED13 에 참여했던 로아는 AI와 했던 요리대결을 떠올리며 요리에 관한 것을 기획했습니다. 요리에 관심이 있는 로아는 사실 매 회차마다 모두의 간식을 담당하는 셰프의 역할까지 도맡았습니다. 떡볶이, 파스타 등을 친구들과 함께 만들면서 즐거움을 느껴서인지 같이 요리를 하던 감자와 함께 몸으로 하는 가위바위보로 재료를 획득해 카나페를 만드는 부스를 기획했습니다. 로아가 만든 간식을 나눠먹으며, 초코와 밀크는 초콜릿을 얼려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행복해질 수 있는 부스를 기획했습니다.

공유회 부스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모습

 

기획한 내용을 친구들과 마스터에게 공유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원하는 것을 점검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한 아이들! 마스터에게 받은 영감과 내가 좋아하는 것을 결합한 8개의 부스를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공유회를 준비하는 아이들은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주었는데요, 어른이든 어린이든, 사람은 목표가 있을 때 확실히 능률이 오릅니다. 이런 아이들의 열정을 현실로 만들어주기 위해 청년매개자 뿐만 아니라, 조형, 목공 등 퓨처랩과 오래 작업해온 작가 세 분(이화진(두부), 유지나(유자), 전용석(야호))을 초대했습니다. 청년매개자와 작가진은 설치요정으로 변신해 아이들이 어디에 어떤 규모로 부스를 설치할지, 설치한 부스에는 어떤 요소가 필요할지 전체적인 요소를 함께 고민해주는 멘토가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우리만의 멋진 공유회, 원멋 투멋 쓰리멋 

대망의 공유회 날! 마스터에게 부스를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으며 공간을 꾸미고, 부스 운영에 필요한 재료를 정비했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바로 마음의 준비! 서로의 부스에 찾아가 리허설을 하며 손님을 맞고 부족한 점을 개선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처음 부스에 방문한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피드백을 받은 뒤 설명을 고치기도 하고, 대기할 공간을 마련하는 등 준비할 때는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을 발견한 청소년들은 함께 손님 맞을 준비를 마쳤습니다. 가족, 친구, 어린이 등등 많은 손님들이 찾아와 청소년들의 손과 발이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참여 청소년이 직접 만든 리플렛을 든 손님들은 8개의 부스를 체험하며 청소년들이 탐구한 멋을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소년들이 준비한 8개의 부스

 

 

- 아저씨네 물건댄스(루카스) : 물건과 함께 춤을 추는 부스인데요, 사람들이 물건과 춤추면서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 어항, Sweet Fish(초코, 밀크) : 물고기 퀴즈를 맞추고 얼린 초콜릿을 획득할 수 있는데, 달콤한 초콜릿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 물고기들은 더 넓은 바다나 강에서 헤엄칠 수 있지만 어항은 안전하고, 또 친구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라서 어항이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 로감(로아, 감자) : 몸으로 하는 가위바위보로 재료를 획득해 카나페 만들기! 마스터에게서 배운 춤을 요리에 적용해 재밌게 즐기려고 기획했어요.
- 소리나라(이안, 시원) : 주파수 측정기에 가장 높은 숫자를 기록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인데, 우리 주변에 있는 물건들의 고유한 소리를 들어보고 주파수로 측정해 보는 거에요. 주파수라는 개념을 이번에 배워서 적용했어요.
- 소리방(진혁, 메리) : 여러 사물의 소리를 녹음하고 들어보는 부스인데요,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으로도 예술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 타로 진심녀(설호, 민서, 우마이, 유대감) : 직접 만든 안식처에서 타로점과 페이스페인팅을 봐 주는 부스입니다. 신년이 시작된 만큼 올 한해의 앞으로 다가올 일들에 대해 알아보고 타로점과 페이스페인팅을 즐기며 잠시 쉬어가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기획했어요.
- 천하무적(준후) : 참여자와 함께하는 축구 게임! 예상 밖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 마음대로 공작소(선우, 준영) : 재료를 선택해 나만의 키링을 만드는 건데, 만들기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분주했던 공유회, 원멋, 투멋, 쓰리멋을 선보인 청소년들은 어떤 것을 느꼈을까요?
“손님들은 우리 부스로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30명이나 왔어요. 사람들이 즐거워보여서 정말 좋았어요.(민서)”
“엄청나게 재미있었어요. 새로운 걸 경험하고 나를 마음껏 뽐낼 수 있었어요. 마지막에 관중도 많고 함께 춤추는 사람도 많이 생겨서 좋았어요.(루카스)”
“그 동안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게 다 사라질 정도로 좋았어요. 오랜 시간 좋은데 좋지 않은 친구랑 열심히 뭔가 만들어 가는 과정이 좋았어요.(감자)”


SEED14 <나의 멋짐으로부터> 공유회 원멋, 투멋, 쓰리멋

 

이번 시즌은 아이들이 더 많은 주도권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획해서인지, 참여자들의 열정이 특히 더 돋보였습니다. 스스로 결정하고, 계획하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며 완성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를 만나기 전보다 더 멋진 사람으로 성장한 것 같습니다. 진정한 나만의 멋을 찾아 떠난 여정에 함께해준 청소년들과 이를 지지해준 손님(가족, 친구, 어린이)들 모두게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타인에게 받은 영감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잘 결합해 나만의 견고한 세계를 쌓아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합니다. 



글│창의팀 키에라